한파 예보가 뜨면 "수도를 조금 틀어 두세요"라는 말을 어디서나 듣습니다. 맞는 말이지만, 아무 수도꼭지나 아무렇게나 틀면 효과가 절반도 안 되고, 어떤 집에서는 오히려 다른 사고를 부릅니다. 물을 흘리는 것은 흐르는 길 위의 관만 지켜 주는 방법이라, 어느 길에 물을 흐르게 할지 고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글은 그 고르는 법과, 흘려도 막을 수 없는 자리를 따로 적었습니다.
왜 흐르는 물은 덜 어나 — 그리고 왜 "흐르는 길"만 지키나
관 안에 가만히 서 있는 물은 바깥 냉기에 그대로 식어 관 벽부터 얼음이 자랍니다. 물이 계속 흐르면 관 안 물이 쉬지 않고 새 물로 바뀌어 얼음이 자랄 틈이 줄고, 혹시 일부가 얼기 시작해도 물이 빠져나갈 길이 있어 관을 밀어 터뜨리는 힘이 약해집니다. 이것이 물 흘리기의 원리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물이 흐르지 않는 관은 아무 도움을 받지 못합니다. 부엌 수도를 틀어 두면 계량기에서 부엌까지 가는 길은 지켜지지만, 그 길에서 갈라져 세탁기 수전이나 마당 수도로 가는 곁가지는 물이 멈춰 있어 그대로 업니다. 그래서 수전을 고를 때는 "가장 얼기 쉬운 관이 지나는 길의 맨 끝"을 고르는 것이 요령입니다.
어느 수전을 틀까 — 건물 유형별로 고르는 법
아파트는 바깥 공기와 가까운 세탁실·베란다 쪽 수전이나, 북쪽 외벽에 붙은 욕실 수전이 첫 후보입니다. 거실 쪽 부엌 수도는 따뜻한 실내를 지나와 상대적으로 덜 업니다. 빌라·다가구는 꼭대기 층이나 끝 세대가 옥상과 외벽 냉기를 같이 받아 먼저 얼고, 계량기함이 1층 외벽이나 마당에 있으면 계량기에서 가장 먼 수전을 고릅니다.
송탄·안정리·팽성 쪽 단독 렌탈하우스는 마당 땅속 계량기함에서 집까지 들어오는 관, 외벽을 타는 노출관, 보일러실 관이 얼기 쉽습니다. 외벽 노출관이 이어지는 쪽 수전, 또는 보일러실을 지나는 길의 끝 수전을 틀어 두십시오. 세입자가 외국인이라면 어느 수전을 얼마나 틀지 사진 한 장으로 남겨 주시는 편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확실합니다.
서탄·오성·현덕처럼 지하수를 쓰는 읍면 집은 사정이 다릅니다. 물을 흘리면 압력탱크 압력이 떨어질 때마다 펌프가 밤새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합니다. 펌프실 관이 얼지 않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펌프실 보온과 바람 막기가 먼저이고, 물 흘리기는 그 위에 더하는 것으로 생각하십시오.
얼마나, 어느 쪽으로 — 굵기, 냉수·온수 방향, 시작과 끝
굵기는 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정도보다는 가는 실이나 연필심 굵기로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정도가 낫습니다. 방울로 떨어지면 관 안 물이 바뀌는 속도가 너무 느려 바람 센 밤에는 버티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콸콸 틀 필요는 없습니다.
레버식 수전이면 손잡이를 온수 쪽으로 돌려 두면 보일러로 들어가는 급수관과 보일러에서 나오는 온수관까지 물이 흐릅니다. 보일러 아래 관이 바깥 공기에 노출된 베란다·다용도실 보일러라면 이쪽이 더 도움이 됩니다. 다만 흐름이 굵으면 보일러가 켜질 수 있으니 가늘게 두시고, 냉수 쪽 관이 따로 얼기 쉬운 집이면 냉수 한 곳과 온수 한 곳을 나눠 틉니다.
시작은 해 지기 전, 기온이 떨어지기 전입니다. 이미 관이 얼기 시작한 뒤에 틀면 소용이 없습니다. 끝은 다음 날 해가 들고 기온이 오른 뒤입니다. 한파가 며칠 이어지면 낮에도 그늘진 북쪽 관은 녹지 않으니 계속 두는 편이 낫습니다.
흘려도 어는 자리 다섯 — 물 흘리기의 한계
첫째, 막다른 곁가지입니다. 세탁기 수전, 마당 수도, 잘 안 쓰는 욕실 수전은 다른 수전을 틀어도 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이런 곁가지는 따로 잠그고 물을 빼 두거나 보온재로 감싸야 합니다.
둘째, 보온 없는 계량기함입니다. 계량기도 흐르는 길 위에 있지만, 뚜껑이 깨져 바람이 그대로 드나드는 함은 가는 흐름만으로 버티지 못하는 날이 있습니다. 함 안을 헌 옷이나 보온재로 채우고 젖지 않게 비닐로 싸는 것이 먼저입니다.
셋째, 배수 쪽입니다. 흘린 물은 어딘가로 내려가야 합니다. 그 배수관이 외벽을 타는 노출관이거나 베란다 배수구, 마당 하수구로 이어지면 밤새 흐른 물이 거기서 얼어 막히고, 막힌 뒤에도 물은 계속 흐르니 넘칩니다. 물을 흘릴 수전은 배수가 실내 쪽으로 빠지는 세면대나 욕조 쪽을 고르고, 바깥으로 빠지는 수전은 피하십시오.
넷째, 빈집입니다. 사람이 없는 집에 수도를 틀어 둔 채 며칠씩 비우면, 배수가 얼거나 막히는 순간 아무도 모른 채 넘칩니다. 비우는 집은 흘리기가 아니라 메인 밸브를 잠그고 관 물을 빼는 쪽이 맞습니다.
다섯째, 이미 언 관입니다. 수전을 틀었는데 물이 점점 가늘어지다 끊기면 이미 얼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때는 더 세게 틀어도 소용이 없고, 그 관 쪽 공간을 따뜻하게 하고 노출된 부분에 미지근한 물수건을 감아 천천히 녹이는 것까지가 집에서 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하면 안 되는 것 — 토치, 끓는 물, 젖은 바닥 전열기
언 관에 토치를 대거나 끓는 물을 바로 붓지 마십시오. 관과 이음이 갈라지고, 보온재와 주변 자재에 불이 붙을 수 있습니다. 보일러실이나 베란다처럼 바닥이 젖은 곳에서 전기히터나 드라이어를 바짝 대는 것도 감전과 화재 위험이 있어 피하십시오. 보일러 자체가 얼었거나 가스 쪽이 의심되면 보일러 제조사나 가스 공급사에 먼저 문의하십시오.
이럴 땐 부르세요 — 아침에 물이 안 나올 때와 녹은 뒤
아침에 물이 안 나오고 오전 중에 녹을 기미가 없을 때, 여러 수전이 함께 안 나올 때, 벽 속이나 바닥 속 관이 언 것으로 보일 때는 무리하지 마시고 연락 주십시오. 녹은 뒤 벽이나 바닥이 젖거나 수전을 다 잠갔는데 계량기 별표가 돌면 언 자리가 터진 것이라 누수 확인이 이어집니다. 어디가 얼었는지, 어느 수전을 틀어 두셨는지 말씀해 주시면 언 구간을 좁혀 해빙 범위를 먼저 안내드리고, 금액은 작업 전에 확정합니다.
한 줄로 줄이면
얼기 쉬운 길의 맨 끝 수전을, 끊기지 않는 가는 줄기로, 해 지기 전부터 — 그리고 곁가지·배수·빈집은 흘리기로 못 지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밤새 틀어 두면 수도요금이 많이 나오나요?
가늘게 틀면 하룻밤 사용량은 생각보다 크지 않지만 굵기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틀기 전과 다음 날 아침 계량기 숫자를 찍어 비교해 보시면 우리 집 기준이 나옵니다. 그 양을 보고 굵기를 조절하시면 됩니다.
온수 쪽으로 틀어 두면 보일러가 밤새 돌지 않나요?
흐름이 굵으면 보일러가 켜질 수 있습니다. 보일러가 켜지지 않을 만큼 가늘게 두면 찬물이 보일러를 지나 흐르면서 보일러 아래 관이 얼지 않게 도와줍니다. 보일러가 자꾸 켜지면 굵기를 줄이시고, 보일러 동파 방지 기능은 제조사 안내를 따르십시오.
틀어 뒀는데 세탁기 수전만 얼었습니다.
세탁기 수전은 막다른 곁가지라 다른 수전을 틀어도 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한파 전에 수전을 잠그고 급수 호스를 빼 물을 떨어뜨려 두는 것이 예방입니다. 이미 얼었으면 수전을 잠근 채 주변 공간을 따뜻하게 해 천천히 녹이시고, 녹은 뒤 이음에서 새는지 보십시오.
읽어도 판단이 안 서면, 증상만 말씀하세요.
010-8119-3330